북토크가 열린 공간은 마치 연극 무대 같았다. 작가는 반원형으로 자신을 둘러싼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시선이 부끄럽다는 듯 조명을 살짝 낮춰달라고 부탁하며 첫 마디를 시작했고, 오늘 있었던 일을 꺼냈다. "오늘 이야기할 내용을 정리하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갑자기 뭔가 타는 냄새가 났어요. 제가 보니까 컴퓨터가 과열되어 있어서 얼른 전원을 끄고 기사님을 불러서 고쳤는데 당분간 켜지 말라고 하셔서 사실 컴퓨터에 많은 내용을 적었는데 열리지가 않아서 책 뒤에 떠오르는 내용들을 다시 썼어요." '아기가 그리울 때를 보라'는 김이 지금까지 10여 년간 쓴 에세이 50여 편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그렇게 이름을 지은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제목을 선택한 데에는 두 가지 의도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학부 때부터 박사과정까지 거의 8년 동안 조선 후기의 한국 소설을 계속 읽었습니다. 한 마디로 원고를 베꼈습니다. 조선 시대에 소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소설을 읽고 그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찍고 싶으면 베껴야 했습니다. 고전 소설에서는 異본이라는 것은 베껴쓰는 사람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데 재미있으면 지루한 부분을 건너뛰고 재미있으면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본을 비교해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번은 규장각에 있는 "업전"의 원고 열 장을 봤는데 그 중에 제가 베껴 쓸 수 없는 전"이 있었습니다. 아마 열 명이 같이 베꼈을 텐데 스타일도 다르고 완전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는데 왜 이러나 싶어서 뒤에서 원고 심사를 보았습니다. 어떤 아버지는 소설을 좋아하는 딸이 있었는데 먼 곳에서 시집을 갔는데 마침 남동생이 시집을 와서 외가에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딸이 집에 와서 갑자기 소설을 베끼고 있는데, 아버지가 딸을 속이려 한 것입니다. 가족들을 모두 불러 순식간에 베끼고 바로 따라가서 넘겨줬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책 말미에 쓰여 있는데 마지막 문장이 '아기가 그리울 때 나를 바라봐'였습니다 그 문장이 김의 뇌리에 남아 있었고, 그래서 그 글을 칼럼으로 실었고, 지금은 그의 책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규장각에서 읽었던 한 문장이 20년 후에 돌아와서 책의 제목이 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김 작가는 이어 이 제목을 붙인 또 다른 의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김 작가는 이 책을 보면서 '이게 진짜 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가면 없이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이 책에 담겨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 "내 인생이 이 책에서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난 후 독자들이 김탁환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독자가 '이야기를 쓰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김탁환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 "제 인생을 백 번 살 수 있다면 이야기를 쓰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분에게는 인생이 하나밖에 없어요. 소설가로서 인생에서 가장 즐거울 때는 긴장할 때라고 생각해요. 소설을 쓰다 보면 소설 속의 세상과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세상 사이에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그 틈에 긴장감이 형성되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아프고 외롭기도 해요.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유한함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쓸 때 제가 원하는 시공간, 인간들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참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장편소설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이어 '이야기를 모으는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죽은 사람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쓴 책, 그 사람에 대해 쓴 책을 보면 됩니다. 그것이 제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누군가를 계속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소설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매번 자문했습니다. 소설은 단순히 만원짜리 상품이 아니라 인간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의 선물, 마음의 선물, 평생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그의 대답이었습니다. 작가는 책의 한 구절을 읽으며 북토크를 마쳤습니다.